GreenBi :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 관리자 : 새글쓰기
GreenBi 블로그에 오신것을 환영해요^^
 진정한 자유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채 가지는 것.
0
4
14,983

평소 씀씀이가 계획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있었다. 어떻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도저히 의지로는 안되는 습관이 그저 하루하루 그냥저냥 살아가다, 두 달 전부터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가계부를 적어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역시 가계부라는 것은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그날그날 얼마를 썼는지 꼼꼼히 기록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헌데 전혀 메모습관이 없는 이 털털한 성격. 한 1주일 정도를 몰아서 생각하느라 머릿속에 쥐가 난적도 많다.

  물론 2달중의 반달은 아예 적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의지력 제로인 인간에게 가계부라니... 그렇지만 적어도 두 달 전보다는 확실히 조금씩은 달라지는 자신을 보게 된다. 무엇이 특별히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무엇한 변화지만.

  이번에도 역시 1주일이 밀렸다. 모니터의 고장으로 인해 컴퓨터를 가까이 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게으름도 한 몫하고 있지만... 그래도 고작 두 달로 어느 정도 습관은 들었는지, 그날그날의 씀씀이를 적지 못하고 넘어가니  꼭 빚을 지고 있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요 또 침대맡에 누워서 한 주 간의 씀씀이를 하나하나 생각하기 위해, 덜컹 거리는 머릿속을 잠재우며 하나하나 적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작 요 일주일. 최근의 4일 동안은 간신히 기억을 더듬어 갔지만, 일주일의 3일은 거의 머릿속이 텅비었다. 남아있는 기록이나 핸드폰의 문자를 뒤져가며 그날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해내기위해 굉장히 필사적이었다.

  분명히 내가 보낸 시간이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머릿속에서 3일은 지워져간 것이다. 스스로 되돌아보기에도 난 스트레스성 치매증상이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일주일 조차 머릿속에서 지워져있을 줄이야.

문득 지워진 내 시간이 너무도 안타까워졌다.

분명히 나는 그 속의 시간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왔지만, 현재의 나는 그 때의 나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사실.

허무해진 것이다.

연초에 사서 가방에 넣고만 다니던 얇은 다이어리를 오랜만에 펼쳐들고 볼펜으로 몇글자 적어내려간다. 간단하지만 그날 그날의 몇가지 일들을 적고 간단히 기분도 적었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멋진 문장력으로 일기를 쓰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내 하루를 남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http://greenbi.tistory.com/trackback/6